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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도원향의 노래 상
공주
당신!
공주
아아, 드디어 돌아왔어. 계속 기다렸어. 외로웠어요......
유에
난 네 지아비가 아니다.
공주
농담도 참 못하셔라. 여길 떠났을 때랑 똑같아.
가지고 있겠지요. 내가 당신에게 드린 부적. 그게 증거인데.
공주
저와 당신이, 영원한 계약으로 맺어진 부부라는 증거.
유에
이건 마을 사람이......
공주
어머, 이상한 소리를. 그건 당신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려고 내가 만들어준 건데.
유에
......
공주
그 부적이 가리키고 있지요. 시간이 얼마나 지나든, 무엇이 우리를 바꾸려 하든. 마음은 영원히 변치않은채, 서로를 이어줄 것이라는 걸.
(회상)
마을 사람
저 화생(*化生)의 공주는, 지아비를 기다리고 있는 거랍니다.
(본래 없었는데 갑자기 태어나거나 의탁하는 곳 없이 업력에 의해 태어나는 것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마을 사람
......여기 부적으로 보이는 유물은 옛적에 여행객이 우연히 발견하여 이곳에 남긴 것입니다.
저 성에 살고 있던 일족의 문장과 같은 문장이 새겨져 있지요.
마을 사람
저 성에서 사람이 떠난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저 화생이 기다리는 사람은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하겠지요.
마을 사람
저희로서는 도저히 저 아이를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부탁 드립니다, 척백병님.
당신의 힘으로, 저 화생을 진정시켜 주십시오.
유에
자네들은 나를 선술사로 여기는 모양이군.
나는 그냥 사람이다. 기를 다루거나 더러워진 기를 깨끗하게 정화할 수는 없다. 검무를 추어서 더러워진 기를 잘라내는 것도 못하지.
유에
그럼에도 상관없다 여긴다면, 받아들이겠다.
유에
......부탁받은 의뢰를 거절할 이유가 나에겐 없다.
그리고 나에게도 숙소가 필요하다. 앞으로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회상 종료)
유에
마을 주민이 말했던 대로군. 저 화생은 이 유물을 몸에 지니고 있는 사람을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 여긴다.
공주
당신,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아아, 됐어요, 그건 아무래도 좋아. 저, 정말 기뻐요.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셔서.
유에
......난 네 지아비가 아니다.
공주
어머나, 농담도 참!
유에
......
공주
계속 기다렸어. 당신이 돌아오기를. 혼자가 되어서도.
공주
이거 봐요. 병으로 몸져 누운 내가 이렇게 당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선술사가 선술을 내려주었어.
유에
이건......
공주
이건, 나와 당신을 영원히 잇는 술법이야.
후훗, 그래. 내 병이 나으면 또 당신이나 다른 분들과 함께 살 수 있으니까.
공주
앞으로도 영원히, 모두와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다리던 보람이 없는 걸.
유에
나에겐 봉인술의 흔적으로만 보인다.
공주
아아, 그랬지. 당신은 주술의 종류에는 별로 해박하지 않았어.
선술사를 불러야겠어. 설명하라고...... 어머? 없네.
공주
샤오마이를 불러 볼까. 그 아이를 부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야. 똑똑하고, 나에게 잘해주는 아이니까.
공주
오늘은 성에 없는 것 같아. 대체 어디로 갔을까.
유에
이곳엔 나와 너만 있다.
공주
아, 그랬지. 선술사는 처음부터 없었어. 이곳엔 나와 당신만이 있어.
유에
......
유에
너는 아까, 누군가와 함께 살고싶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공주
누군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거야?
유에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공주
당신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
유에
날 말하는 게 아니다.
공주
어머, 아니야? 그럼 누구를 말하는 거야?
유에
......기억하지 못하나.
공주
참 짓궂어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할 수는 없어.
유에
......
공주
왜 거기에 서 있는 거야.
오랜만에 돌아왔으니 함께 지내자. 이 끝없는 시간을.
유에
......
공주
후훗.
공주
꿈만 같아.
공주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이리도 당연한 일을, 꿈만 같다고 생각하다니.
쭉 기다렸어. 이런 식으로 의미 없는 대화를 하며 당신과 같은 시간을 지내게 되는 날을.
공주
그러기 위해서 살아왔어. 병에 침식당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나날이 지속되어도.
당신이 없다는 고독조차 안고 살아왔어.
유에
......
공주
당신이 돌아온다면, 해주고 싶은 게 잔뜩 있었어. 들어줄래?
유에
너는 어째서, 이 부적을 지닌 자를 기다리는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공주
당신은 당신이야. 내가 사랑한 단 한 사람.
유에
그런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공주
당신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공주
후훗, 노래를 불러줄게. 내가 노래부르는 모습을, 좋아했지?
유에
......
공주
ㅡㅡ.
공주
ㅡㅡ꽃이 피고 지며, 나비가 날아드는 땅. 그곳에 사는 이들은 모두 행복해지리.
유에
......
공주
그 땅에 사는 무하유접. 밤무지개의 날개 네 쌍. 자비로운 눈동자. 몽환의 땅으로 날아간다.
사람의 아이는 이 땅을 갈망하며, 이 땅에 살기를 원한다면, 바라고, 바라여라. 호접에게 바라여라.
공주
이 몸을 나비로 바꾸어라. 더러운 발이 닿지 못하도록, 낙토의 꽃을 밟지 못하도록ㅡ.
공주
당신이 너무 오래토록 성을 비운 탓에, 이 노래도 완전히 외웠어.
아니. 질린 것일지도.
유에
방금 노래는, 도원향의 노래인가.
공주
잊었어? 나에게 이 노래를 알려준 사람은 당신인데.
아아, 그랬지. 당신은 이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었어. 나를 위해서 알려줬을 뿐이었지.
공주
당신이 돌아오면, 말하려고 했었는데.
나, 이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어.
공주
믿지 않았으니까. 사람이 도원향에 살기 위해서는 나비가 되어야만 한다고 하니까.
믿는다고 말했던 이유는, 그게 당신이 말해준 이야기였으니까.
공주
당신이 호접과 만나러 간다고 말하고, 거처도 알리지 않고 도원향을 찾으러 떠났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
공주
당신이 없는 거처따윈, 낙토도 무엇도 아니라고.
공주
하지만 그 땅에는 호접이나, 나와 같은 처지의 나비가 있으니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당신이 말했으니까. 당신은 날 위해서 가는 거라고 말했으니까...... 나는 계속, 기다렸던 거야.
유에
......
유에
너는......
유에
......
공주
왜 그래?
유에
이 포효가 들리지 않나.
유에
......위인가!
야수
크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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