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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크 스토리아 기계의 나라2nd

땅거미 진 극장, 철조각에 피어나는 등불


12화 허식의 가면


토와레의 손발 말인데. 오빠, 사실은 아무 짓도 안 한거지?


카르멘

글쎄, 어떨까. 내가 방심하지만 않았어도 (토와레가 붙잡히는 상황을)피할 수 있었을 거야.


하나, 궁금한 게 있어. 어째서 그때 토와레를 인정하지 않은 거야?

오빠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줬어. 그런데 어째서 토와레는 안 되는 거야.


카르멘

아무리 고쳐도 토와레가 몬스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주인을 상처입힐 위험이 있는 이상, 토와레는 경사에게 있어서 배제해야할 대상이 돼.

상처를 입게 되면 너는, 토와레의 곁에 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겠지.


카르멘

싫었어. 네가 제멋대로인 인간들의 형편으로 슬퍼하는 게.

더 이상 환멸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어. 네가 살아갈 길을 고른, 이 세계를.


나를, 위해서......? 오빠가 받아들여줬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거절당한다 하더라도, 나는!


카르멘

나는 너처럼 될 수 없었어. 그리고 모든 사람이 폐기장에서 사는 녀석들처럼 강하지는 않아. 그러니 토와레는 폐기장에 있을 수밖에 없어.

이윽고 너는 폐기장에서 놀게 되었지. 집에 돌아오는 빈도도 점점 줄었고.


그건 토와레의 곁에 있고 싶어서야. 오빠에겐 부모님이 있지만, 토와레에겐 나만 있으니까.


카르멘

그렇겠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지금은 페기장이, 네가 있을 곳이야. 너를 데려갈 생각은 없어.

그저 지키고 싶었어. 네 가슴 속에 있는 보석을.


갑자기 무슨 말이야......? 기대받을 건덕지는 하나도 없어.


카르멘

너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네가 토와레와 살게 된 후부터 폐기장에는 조금씩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지. 그 대부분은 있을 곳이 없는 사정 있는 사람들이었고.

너는 토와레에게 멋진 손발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서, 틈만나면 폐기된 고철을 만지작 거렸었지.


카르멘

그런 너를 보고 있던 주민들은, 잡동사니를 재활용한 새로운 기계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많은 직업이 태어났지. 지금에 이르러선 마을에서 직접 부를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어.

네가 모두에게 부여해준 거야. 예전에 토와레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내가, 토와레에게......? 그런 기억, 없는데.


카르멘

손발을 붙여줬을 때였어. 그 날 일은 아직까지도 선명해. 너는 항상 날 놀라게만 하지만.

마치 생명을 나눠준 것 같아서. 나는 무심코 말을 잃었지.


카르멘

선망인가, 동경인가, 숭경인가. 손을 뻗어야만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눈부신 광경이었어.


호들갑이야. 모은 잡동사니들로 급하게 손발을 만들어준 것일 뿐.

아하하, 그런데 그립네. 토와레 녀석, 넘어지기만 했지. 우리들의 도움없이는 일어설 수도 없었는걸.


카르멘

아아, 그랬었지. 너는 예전부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예전에 덴홀름도 말했었지. 주민들은 모두, 서로 지탱해주는 걸로 살아가고 있다고.


카르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질이 있었어. 너는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있었어.


나뿐만이 아니야. 오빠도, 처음엔 함께였어.


카르멘

말했었지. 나는 질처럼 되지 못했다고.

정체없이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너는 있는 그대로 힘껏 살고 있어.

비열한 녀석들로부터 눈을 돌린 극악한 이 몸을, 화장으로 감추면서 살게된 나와 달라.


(장면전환)


앙리

있지 니콜라. 정말로, 그런 거야?


니콜라

글쎄, 어떨까. 땃땃이의 말은 수상하다. 즉 너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구나.


앙리

아우, 우. 저기, 그게.


니콜라

진정해 앙리. [허둥댈 필요는 없어]라고, 바스티안도 말하고 있어.


앙리

바스티안도......? 후, 후후, 그렇구나.

땃땃이는, 언제나 가면을 쓰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을지도 모르, 지만.

땃땃이가, 없었다면. 카쿠리카는, 차가운 몸을 감싸안은 채. 그저 잡동사니 거리에서, 죽어갈 뿐이었던 거지?


니콜라

놀랐는걸. 앙리가 있으니, 너의 차례는 없는 것 같구나.

[한탄스럽구나]라고? 아하하, 시샘은 좋지 않아.


앙리

니콜라. 트, 틀려?


니콜라

확실히 네가 말한 대로야, 앙리. 카쿠리카에게 피와 온기를 부여해준 건 땃땃이야!


앙리

그, 치! 처음엔 땃땃이가, 카쿠리카에게 생명을 넣어줬어.


니콜라

아아, 그래. 땃땃이는 스스로 악독하다고 비하하고 있지만, 자애가 넘치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있지.

땃땃이는 카쿠리카에게, 카쿠리카는 잡동사니 마을의 주민들에게. 그 온기를 나눠줬어.

땃땃이와 카쿠리카는 피보다 진한 인연으로 묶여있다. 결코 다른 것들과 비견될 수 없을 터였어.


(장면전환)


니콜라

점점. 안개가, 자욱해지고 있구나.


앙리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려. 혹시 또, 누군가 붙잡힌 걸까나.


니콜라

아니, 아까부터 꽤나 활기를 띄고 있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은 옮길 수는 없겠지.


앙리

후후, 어쩌면. 질이랑 다른 사람들이 구하러 온 걸지도.

하, 하지만. 모두가 오면. 연극은, 이제, 끝?


니콜라

뭐, 지금이 적당한 때지. 여기에서의 생활도 의외로 나쁘지는 않지만. 언제까지고 여기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렇지만. 결코 보통 수단으로는 끝낼 수 없어.


니콜라

오브. 아니, 뭉개뭉개는 버거운 녀석이니까. 커튼콜을 하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르지.


(장면전환)


[키히히히히히]

[킥킥킥킥킥킥]

[웅성웅성웅성]


로레타

이, 이! 뭘 처웃고 있는 거야~!

아무리 베어도! 계속 피어오르고 있고! 진짜 끝이 없네!


파루토넬

로레타. 어둠을 베어도 소용 없나봐.


유우

분신 같은건가? 으으, 일단 물러나야할지도.


로레타

확실히. 이대로 탐색을 계속하면 본체를 찾기 전에 너덜너덜해질 거야.


파루토넬

어라? 다들, 잠깐만.


로레타

뭐야 파루토넬. 또 이상한 코인이라도 찾은 거야?


파루토넬

아니야ㅡ. 봐, 로레타.


로레타

하아, 어쩔 수 없네. 시~시한 거라면 화낼 거야.


카쿠리카

......


파루토넬

이 아이. 다른 그림자와는 좀 다른 것 같아.


카쿠리카

......


유우

확실히 장난을 안 치네. 어째서일까, 우리들을 감시하는 건가?


.......


메르크

뮤?! 도망쳤어요~!


파루토넬

아니, 아직. 통로의 안에서 여기를 보고 있어.

있지, 너. 혹시 우리들을 안내해주고 있는 거야?


카쿠리카

.......


파루토넬

으응. 잘 모르겠지만, 저기로 가면 되는걸까.


유우

신용해도 되려나. 하, 함정일지도.


파루토넬

딱히. 함정이든 뭐든 와닿지 않아.


로레타

파루토넬?! 잠깐, 기다려!


파루토넬

왜? 빨리 안 오면, 두고 갈거야.


로레타

아~ 하여간! 맨날 제멋대로 굴고! 지휘관은 나인데!


유우

다들 기다려! 전투력 없는 나를 이런 곳에 두고 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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